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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작성일 202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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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수연

농사를 지으며 든 생각을 글과 노래로 만든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기타를 가르치고, 가끔 공연 하러 방방곡곡 다닌다.

 어머님의 양심

문익환

 

 

이 날이 되면

창필이 경무대 앞에서 가슴에 총 맞고 쓰러진

이 날이 되면

어머님은 염통이 아프다고 하셨죠

구십삼 년 버텨온 눈물겨운 염통

칼끝으로 콕콕 쑤시듯 아프다만

나무토막같이 말라버린 이 가슴이라도 버텨야지 별수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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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사 / 두 하늘 한 하늘

 

총소리와 매질 소리 같은 건 옛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총칼에 맞아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고 오늘은 몇 명이 죽었다더라, 협상에 난항을 겪는다더라 하는 뉴스 기사를 봅니다. 그 숫자들을 보고 있으면,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싶습니다.

훗날 오늘의 전쟁은 숫자로 기억되게 될 것입니다. 몇 명이 죽었고, 얼마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이 일을 우리 일이라고 느끼기 전에는 와닿는 건 숫자뿐일 겁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이름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 이름은 누군가에겐 절대 잊히지 않는 이름일 겁니다. 우리가 4월을 지나서 5월을 사는 동안 여러 이름을 떠올리듯이요.

그리고 누군가는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한열 열사의 추모식에 오른 문익환 시인이 시대의 피해자로 죽어간 젊은이들의 이름을 부르짖을 때. 그 머릿속에는 한 명 한 명의 얼굴이 지나갔을 겁니다. 저는 그들의 이름을 몇 번 들어보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 마음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하늘조차 부끄럽게 푸르다고 했던 윤동주 시인을 떠올려 봅니다. 그 윤동주 시인의 젊음이 영원히 지켜져야 한다며 결코 너를 형이라 부르지 않겠다는 문익환 시인도 떠올려 봅니다. 이 시인들을 보면, 삶이라 하는 것은 결코 거저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이들의 목숨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딛고 있습니다. 그것은 충분히 부끄러운 일입니다.

문익환 시인은 그것을 양심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양심이란, 나무가 죽어서도 나무 냄새를 풍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당연한 것이고 도리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은, 그 땅의 양분을 먹고 사는 우리에게 밥 먹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여전히 총소리가 끊이지 않는 시대에,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문익환 시인은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풀려나고, 다시 그 감옥으로 들어가지 않는 세상에 살고 싶으셨다는데, 착하게만 살아도 잘 살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싶으셨다는데, 우리는 아직 먼 길을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주 착하지도 못하고, 때로는 착하게 사느라 더 중요한 것을 잊고 사니까요. 가끔 이렇게 염통이 쑤시는 날이면, 벼락치기 하듯 그 이름들을 마음 위에 얇게 펴바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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