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6-09-27
- 대야문화제 날짜에 맞춰 만들어져 재조명 필요
합천군은 해마다 10월 10일을 ‘합천군민의 날’로 지정해 대야문화제 행사를 열고 관련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조례로 이 날을 정하고 있는데 10월 10일에 어떤 의미가 있길래 합천군민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는지는 합천군민들도 잘 모르고 있어 그 유래를 살펴보니, 별다른 의미나 유래 없이 10월 초에 하고 있는 대야문화제 행사와 맞추기 위해 지정된 것으로 나타나 합천군민의날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해 보인다.
- 합천군민의 날, 왜 10월 10일인가?
합천군민의 날은 1990년에 처음으로 만들어져 10월 30일로 정하며 합천군 조례로 이를 규정했고, 이후 1997년에 현재의 10월 10일로 개정되어 이르고 있다. 1990년 당시는 합천군의회가 만들어지기 전이어서 경남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조례로 확정되었는데, 조례에서는 합천군민의 날을 ‘합천군의 역사와 전통이 서린 유서 깊은 날’ 중에 택하여 정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이 날은 합천군의 역사에서 별다른 의미 있는 날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천군민의 날로 정해진 이유는 1991년 초대 합천군의회에서 군민대상 조례 심의내용을 살펴보면 엿볼 수 있다.
당시 합천군민의 날 기념행사로 군민대상을 수여하기 위해 조례로 만들어 합천군의회에 상정했는데, 이를 상정하며 군의원들의 군민의 날에 대한 질문에 당시 합천군청 갈호상 내무과 과장은 “우리 군민의날 제정은 우리 전체 군민과 사회 각계각층에서 제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의견이 상당히 중요해서 오랜 기간 연기되어 오는 중에 86년 6월에 문화원장으로부터 정식으로 합천군민의 날 제정건의가 있었습니다.”, “86년 10월에 군정 자문위원회의를 개최해서 이 문제를 거론을 했습니다만은 구체적인 일자라든지, 방법 등 의견이 일치가 되지 못했습니다.”며 이후 2차례의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1차에서는 합천, 삼가, 초계가 합병된 4월 1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았고, 2번째는 10월로 하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후 1990년 2월 군정 자문회의를 거쳐서 토의한 결과 1안으로 4월 1일, 2안으로 제1회 대야 문화제 개최일인 10월 30일, 제3안으로 군민 헌장 선포일인 10월 31일을 놓고 토의를 한 결과, 전체 자문위원회에서 10월 30일 합천 대야문화제 제1회 개최 날짜로 결정했다고 속기록에 남아있어 합천군민의 날이 대야문화제 개최날짜로 정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10월 10일, 합천군민의 날로 적절한가?
1990년, 합천군의회가 없던 시절 경남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조례로 10월 30일이었던 합천군민의 날은 시간이 흐르며 동절기와 농절기 일손 부족 등 여건의 변화 속에 대야문화제 행사가 10월 9일~10일로 앞당겨지며 1997년 합천군민의 날도 10월 10일로 개정됐는데, 당시 합천군의회는 이 개정조례안을 심의하며 질의와 함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6월 11일 열린 제52회 2차 내무위원회의에 올라온 조례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면, <군민의 날 조례> 목적에서 “‘합천군의 역사와 전통이 서린 유서 깊은 날을 택하여 군민의날로 정하고’라고 되어 있어 당초 10월 30일을 군민의 날로 설정할 시 상기 목적과 어떤 연관이 있는 일자인지를 우선 검토해볼 필요가 있고, 그간의 여건 변동과 동절기, 농번기 등 군민의 참여율을 높이고, 또한 다수 군민이 일자 조정을 바라는 여론이 있어 시기조정의 필요성은 인정되고 있으나, 대야문화제 본 행사 일정에 따라 결과적으로 군민의 날이 설정된다는 점에서 군민의날 본래의 상징성이 훼손될 우려도 있다 할 것임.”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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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합천군이 이에 앞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야문화제 기간인 10월 9일, 10일로 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며 10월 10일로 상정했고, 군의회를 통과해 확정됐다.
10월 10일로 확정된 지 현재까지 20년이 흘러오며 이제는 합천군민의 날의 유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는 군민들이 많다. 이는 대야문화제 날짜에 맞춰서 합천군민의 날을 만들었기 때문으로 조례에서 규정하고 있는 합천군의 역사와 전통이 서린 유서 깊은 날과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 크다. 이제라도 이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지역사회 공론을 모아 좀 더 의미 있는 날을 합천군민의 날로 만들어가 합천군민들도 인정하고 함께 기억할 수 있는 합천군민의 날이 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배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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