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933-7463

뉴스

작성일 2016-04-19

두곡리는 본래 청원면의 지역으로 ‘파실’ 또는 ‘두곡’이라 했는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두곡리라 하고 합천군 청덕면에 편입되었다. 청덕면의 소재지로, 면사무소를 비롯해 관공서가 다 있고 두곡마을과 송기마을로 나누어져 있다. 두곡마을 형성 시기는 정확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나 조선 숙종 때인 약 300년 전에 탐진 안씨 판관공이 적중면 두방리에서 이주해 마을을 형성했으며, 두곡(파실)은 24번 국도변에 있고, 자연마을로는 상두곡(웃파실), 양지마을, 내두곡(안마), 하두곡(샛담), 주막거리 등 5개 마을로 나뉘어 미타산 밑에 있다. 4월 14일(목) 오전, 두곡마을 탐진 안씨 재실에서 조용규 이장을 만났다. 아래는 그와 나눈 얘기다.-임임분 기자

 

2b48ccdab99eb9fcef285ff36c038d95_1461128908_98.jpg

​​

“다용도로 쓸 수 있는 마을공동야적창고, 꼭 짓고 싶다

 

자기소개를 해달라.

1962년 부산에서 나고 자랐고, 두곡마을 출신 아내의 고향으로 귀농한지 17년 됐다. 마을에는 아내와 막내딸과 셋이 살고, 옆집에 처할머님이 산다. 아들은 창원에서 일하고 큰딸은 대구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다. 쌀·마늘·양파 농사를 짓는다. 지난해까지 소를 키우고 있었는데 축사가 낡아서 허물고 내삼학마을에 새로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장 경력은 얼마나 되는가?

올해 3년차다. 임기는 2년이다.

이장 일 외 사회활동을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송기마을에 살 때 새마을지도자를 했고 지금은 청덕체육관 운영과 관리 일을 맡고 있다.

 

두곡마을 주민 현황은?

70여 가구에 180명이 살고 있다. 청덕면에서 가장 많은 주민 수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가 최연소 주민, 가장 나이 많은 주민은 89세 우리 집 처할머니다. 생계활동을 하는 주민은 50% 정도 되고 다수는 나처럼 농사를 짓는다. 면 소재지를 끼고 있어 상업, 일반 회사에 다니는 이들도 다른 마을에 비해 있는 편이다. 주민층도 50대부터 80대까지는 어느 한 세대에 치우치지 않고 고른 편이다.

두곡마을 현안은?

어지간한 사업은 별 무리 없이 해결되고 있는데, 내가 예전부터 요구했던 사업은 마을 야적창고다. 마늘·양파수확철 되면 온 길에 쌓아놓으니 다니기 어렵고 비 오면 걷어야 하고 비닐 씌워야 하고, 마을경관도 흉하고, 나락수확철 되면 길에 쌀 말리고 볏짚단 말아놓은 뭉치를 길가에 쌓아두면 좁은 길에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차 사고가 날 위험도 크고 마을잔치도 그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야적창고가 있으면 이 모든 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런 고충을 해결할 목적으로 마을 공동 야적창고(밀폐형이 아닌 천막형)를 만들면 농기계순회수리 때 날씨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수리도 할 수 있고 농산물보관이 좋아 고생해서 농사 지은 농산물관리를 잘 해서 가격도 잘 받을 수 있고 상인들이 농산물을 한 자리에서 와서 보고 갈 수도 있는 편리함이 있다. 심지어 예전에 지어놓은 마을창고는 일부 주민이 개인창고처럼 이용하기도 한다. 마을사업으로 제안하지만 늘 무시되고 있다. 해놓고 나면 이런저런 폼 나는 사업이 아니라 그렇다고 본다. 어떤 사업보다 농민한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인데 안되고 있어, 참 안타깝다. 주민들한테 땅을 사면 건물은 지어주겠다고 하는데, 주민한테 무슨 돈이 있는가? 답답하고 속상하다.

우리 지역도 권역별사업을 하고 있어 모범사례지 견학을 몇 번 갔는데, 100곳 가운데 한 곳이 정상운영된다고 하더라. 마을에 목욕탕을 지어달라고 해서 지으면, 몇 사람이나 그 목욕탕에 가겠는가? 젊은 사람은 그 목욕탕, 안간다. 어르신 몇을 놓고 목욕탕을 운영하면 100% 적자다. 권역별사업 가장 잘된다는 경북의 어느 마을에 갔더니, 거기도 적자운영을 하고 있더라.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다.

시골도 예전에는 인정도 많고 집안끼리 이웃끼리 친하게 지낸다고 하는데, 집성촌의 폐쇄성으로 귀농·귀촌민이 어울리기 힘들어한다. 나는 아내가 우리 마을 탐진 안씨 종가 딸이라 크게 무시당하지 않고 힘들지 않게 살 수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힘들어한다.

귀농·귀촌 사례가 있는가?

최근 5년 사이에 8가구 정도 된다. 그들 연령대는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이다. 도시에서는 은퇴자지만 여기서는 젊은 축에 드는. 도시에서 온 귀농·귀촌인이 시골정서를 모르고 분쟁이 일어날 때, 분쟁을 일으키기 전 이장한테 와서 도와달라고 하면 커질 일도 아닌데, 도시에서 하듯 해결하려고 했다가 원주민, 토착민과 분쟁을 일으켜 별 일도 아닌데 일이 커져서 서로 오래 척이 지는 일이 있었다. 원주민, 토착민 또한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다. 마을이 발전하려면 젊은 사람이 마을에 들어와야 하는데, 원주민의 고압적인 태도로는 안되지 않는가? 원주민이 먼저 마음을 열어야 귀농·귀촌인이 마을에 녹아든다. 외국인이 한국에 많이 온다고 해서 한국이 외국이 되지 않는다. 원주민이 귀농·귀촌민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면 좋겠다. 그래야 그들도 원주민한테 잘하고 마을이 활기차고, 서로 돕고 살지 않겠는가? 우리가 모르는 일을 그들이 알고, 그들이 모르는 일을 우리가 알 수 있으니까.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서로 자기 것에 급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마을은 위치가 좋아 땅 보러 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땅주인들이 땅을 잘 팔지 않아 거래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 빈집은 꽉 찼는데 팔려고 하지 않고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장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어려운 일, 주민이나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마을의 중요한 현안을 결정할 때, 힘 있는 주민들 뜻에 따라, 합리적이지 않는 결정까지 하게 될 때, 이장으로 속상하고 답답하다. 집성촌의 막강함이 든든하고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무력함을 느끼게 된다. 한 예로, 인구 수가 많으니 글 모르는 어르신도 꽤 있어 마을회관에서 글 배우고 싶어 하는 어르신이 있어도, 입심 좋은 누군가가 “그런 걸 왜 여기서 하는데?”라고 한 마디 하면, 아예 그런 요구를 하지 못하게 되는 분위기, 함께 이용하는 회관에도 꼭 일하는 사람만 일하고 힘 있는 누군가는 가만히 앉아서 음식을 받아먹는 모양새가 마을 분위기를 아름답지 못하게 한다.

임기에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마을사업을 하려면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할 수 있으나, 우리 마을은 의견충돌이 만만치 않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매우 어려운 구조라, 엄두를 못낸다. 그저, 소박하게, 마을공동야적장이라도 만들면 참 좋겠다.

어제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있었다. 결과에 대한 평, 당선자에게 당부를 한다면?

이번 선거를 보면서, 투표성향도 고질적인 지역표로 몰리는 일이 줄면서, 나라가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선거를 두어 번 더 하게 되면 이 나라도 더 좋아지겠구나, 싶었다. 희망을 느낀다. 당선자가 국회에 들어가, 이런저런 길을 내주거나 철도를 만들어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포장과 전시를 위한 공약보다, 군민 가까이에 다가와, 농민에게 뭐가 필요한가에 귀를 기울여달라. 예를 들어 농기계보조도 농민을 위한 보조가 아니라 농기계회사, 농기계대여점주를 위한 보조가 되는 상황을 개선해달라. 시골이라고 노인 위주 정책을 하고 있는데, 앞날을 생각하면 젊은이가 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노인들은 돈이 있어도 품에 지니고 있어 내수에 별 도움이 안된다. 도시의 젊은이가 농촌으로 와서 살고 싶게 해야 장수하는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부디, ‘잘하는 척’이 아니라 ‘참으로 잘하는’ 정치인이 되어 달라.

지역정치인의 활동에 대한 평가, 당부, 바람이 있다면?

하창환 군수, 그만하면 잘한다고 보는데, 지자체장으로, 공무원이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게 이끄는 역할에 더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필요한 곳을 고쳐주는 공무원이 좀 아쉽다. 주민은 시급하고 절실해서 요청한 민원인데, 마지못해 대응하는 공무원, 올바른 공무원은 아니라고 본다. 군의회 의원, 잘하고 있지만, 표를 의식한 활동이 아니라 마을에 필요한 일을 해주기 바란다.

여가에는 무엇을 하는가?

저녁마다 배드민턴 친다. 7년 전부터 했다. 운동 좋아해서 그 전에 축구도 했다. 자전거도 탄다. 농민들, 운동해야 한다. 낮에 일한다고 몸을 구부리고 있다가 그대로 집에 들어가 자면 몸이 그대로 굳는다. 체육관에 와서 운동하자. 꼭 운동하지 않아도 체육관에 와서 사람들과 얘기하고 간단한 운동만 해도 몸이 좋아진다. 주부요가교실을 꼭 우리 체육관에 유치하고 싶은데, 신청자가 적으니 못하고 있다. 청덕면사무소가 체육시설인 체육관을 주민들한테 술과 음식을 먹는 공간으로 쓰게 해서 엉망으로 만들고 청소는 하지 않는 일이 너무 잦다. 행사를 위해 체육관을 쓰는 일은 가능하나 음식반입을 금지하거나 불가피하게 쓸 때는 사용료를 받고 깨끗하게 쓰도록 하자. 청덕면의 젊은 사람이 체육관에 많이 오기 바란다.

지역언론에 대한 평소 생각이나 조언이 있다면?

《황강신문》은 김병화 전 대표 때부터 보고 있는데, 내 이름을 ‘조영구’로 보내와 불평불만이 커서 신문값을 내지 않았다. 요즘은 제대로 온다. 이장 직을 맡고 있으니 여섯 가지의 신문이 온다. 다 본다. 나는 농기계에 관심 있어서 새로 나온 기계 있으면 유심히 본다. 양파농사의 기계화에 대한 기사도 관심 있다. 더불어 농산물시세, 6차산업 관련 기사는 눈에 들어온다. 인터넷검색이 필요한 정보는, 내 힘으로 안되면 아이들한테 도와달라 하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