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1-21
피마, 주민대책위와 관계기관에 투입자금 알리며 첫 협의
1월 16일(금), 적중면사무소에서 적중농공단지 음식물쓰레기처리업체 피마의 공식 공장가동 중단 입장 표명과 매각 관련 협의가 있었다. 이날 회의는 피마가 공장 가동 중단을 조건으로 공장 매각 협상을 하겠다는 뜻을 대리인을 통해 주민대책위에 알리면서 피마가 공장 유치와 운영에 들인 자금내역을 처음 밝히는 자리였다. 이 회의에 이종철 적중면 음식물쓰레기공장반대대책위 대표 등 소위원들, 박철웅 피마 대표와 안 모 대변인, 박창열 합천군 환경위생과 환경개선담당, 문길주 적중면 면장 등 담당 직원, 김성만 군의원 등 20여명이 함께 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피마는 ‘공장인수와 운영에 20억원 가량 들었다, 이 금액을 어느 정도 보전해줘야 우리도 손을 뗀다’고 밝혔다. 회의 뒤 주민대책위는 따로 한 모임에서 “피마 공장을 군이 살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살지 지켜보는 일과 함께, 군이 공장을 산다면, 매각대금·매입한 공장에 대한 활용안이 적절해야 한다. 군이 사는 공장 활용안에 대한 고민은 우리도 함께 해야 한다. 피마 공장 부지가 제조업에만 한정된 지정고시 산단인데 관련 법을 고쳐 지역의 농산물 가공업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진정하는 일도 한 방법이다. 1월 23일에 예정된 적중면 면정보고에서 관련 사안을 군에 질의하고 피마의 제안에 대한 군의 답을 듣자.”는 의견을 냈다.
이종철 주민대책위 대표는 “적중면 면정보고까지 시간이 촉박해 마을마다 오늘 한 회의 등 관련 사안에 대한 주민보고, 설명회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이장단과 기관사회단체장들에게 공지해서 최대한 주민에게 알리고 뜻을 모아 이후 일정에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적중농공단지 음식물쓰레기처리업체 피마는 2013년 7월부터 공장을 운영해왔다. 피마 공장은 2002년부터 음식물쓰레기처리업체 6~7개 업체가 거쳐 간 부지다. 10년 가량, 같은 부지를 거쳐 간 공장들의 악취운영과 관계기관의 해결능력 부족에 지역민의 고통은 심각했다. 이에 2013년 11월 12일 주민대책위를 꾸린 뒤 대책위는 주민서명운동과 함께 2013년 12월 16일부터 2014년 6월 30일까지 공장 앞 농성장을 운영하며 반대운동을 했다. 그 와중에 지역대표 셋과 피마의 금품·향응 제공 사건이 터지면서 지역민의 분열도 빚었다. 그 과정에서 피마가 주민대책위 위원들에게 낸 손해배상·업무방해·명예훼손 등 관련 고소고발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공무집행방해 건은 주민대책위가 벌금 1백만원을 내면서 마무리됐고 공사방해금지와 손해배상 일부는 무혐의 기각처리, 나머지 공사방해·폭력·손해배상·초상권침해 재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주민대책위는 “지역민의 고충을 이해하고 적극 도와줘야 할 행정기관이 주민대책위 위원 상대로 한 재판에서 주민 편을 들어주지 않아 벌금까지 내게 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적중농공단지 7개 업체 가운데 실제 운영하는 업체는 두 곳 뿐이다. 지역민의 일자리와 지역경제 살리기를 위해 만든 농공단지라면 제대로 된 제조업을 유치하거나 관련 법을 바꿔서 지역에 맞는 공장을 들여야 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철웅 피마 대표는 “악취유발을 줄이는 시설을 보강해서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었는데 제대로 공장을 가동해보지도 못하고 일이 이렇게 된 점은 참으로 아쉽다. 이제라도 서로 좋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주민대책위와의 남아있는 소송들에 대해서 박철웅 대표는 “우리가 입은 손해도 상당해서 당장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지만 매각 과정을 보면서 취하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박창열 합천군 환경위생과 환경개선담당은 “피마가 공장매각을 결정했다지만 이 일은 원칙적으로 피마와 지역민들이 해결할 일이다. 군이 공장부지를 사는 일은 어렵다고 본다.”라고 밝혀 이후 논의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역 살리기와 좋은 환경에서 살기 위한 노력은 어느 지역에서나 어려운 일이지만 어느 하나도 놓치면 안되는 일이다. 이후 논의도 지켜봐야할 까닭이다.
임임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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